여행기

[4박 5일 1인 50만원 세부 자유 여행 첫날] 막탄 공항에서 남부 터미널 택시타고 이동 후 남부 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오슬롭 간 후기

자백 2023. 7. 31. 12:08

투어 업체 없이 다녀온 고래상어 투어와 투말록 폭포

우리 커플의 여행 스타일과 비슷한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을법 하다. 나도 떠나기 전에 다른 이의 글을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투어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세부 자유 여행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써본다.

 

투어 업체 이용이 편안하고 본인 스타일이라면 이 글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과 돈에서 자유롭고 싶지만, 살짝 걱정되는 마음에 투어 업체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이 글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후기도 읽어 보고 용기를 내길 바란다. 여행 경비가 크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자유로움과 성취감이 더 크게 따라오기 때문이다.

 

 

 

투어 업체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


우리 커플이 투어 업체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비용. 둘째, 자유. 먼저 비용을 살펴 보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후기도 좋은 L업체와 비교해 보았다. 나도 원래 이 업체를 이용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L 업체 셀프 투어
예약금 36,000원(1인)
현장결제(잔금) 3,000페소(1인)

2인 약 222,000원
2인 3,278페소

2인 약 81,950
2:30 공항 픽업(1시 이전 도착도 2:30 픽업)
6:00 오슬롭 도착
6:30 고래상어 스노클링 & 샤워
8:00 투말록 폭포 감상 & 샤워
9:00 오슬롭 성당 및 해변 감상 (볼거 없음)
10:00 점심식사
11:00 숙소 출발
공항-남부터미널 택시 이동 455페소(2인)
남부터미널-오슬롭 버스 이동 584페소(2인)
고래상어 투어 현장 결제 1,000페소(2인)
투말록 폭포 오토바이 & 입장료 700페소(2인)
현지 식당에서 식사 185페소(2인)
오슬롭-바토-모알보알 버스 이동 354페소(2인)

투어 업체 비용과 비교했을 때 셀프 투어로 약 14만원을 절약했다. 14만원이면 우리 커플 기준으로 모알보알의 적당한 숙소에서 적당히 술 마시고 로컬 식당이용하면서 2박 3일을 지낼 수 있는 돈이다. 맙소사!  

 

그래도 고민을 좀 했다. 버스 이용 후기가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리핀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치안 문제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이 없던 약 10여년 전 필리핀을 방문했었다. 그때는 네이버 블로그, 세부 관련 카페에서 주로 정보를 얻었는데 필리핀은 치안이 나쁜 곳이라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고, 밤에는 외출하지 말라는 후기가 대부분이었다. 외출하더라도 호텔 주변을 벗어나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우리 커플도 예방이 최선이야, 이왕이면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할 수 있는 한국업체가 좋지 등의 생각으로 K업체의 픽드랍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리고 여행의 주 목적이 다이빙 자격증 취득이었기 때문에 한인 다이빙 업체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관광객이 많은 곳 위주로 다니다 보니 현지인들과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여행을 마쳤더니, 여전히 필리핀은 치안이 걱정되는 곳이라는 편견이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외 여행 경력(?)이 쌓이면서 관광객이 심각한 범죄에 노출될 확률은 극히 적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일상을 살아내고 있는 현지인들은 관광객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으며, 그들이 편안하게 이용하는 시설(대중교통이나 시장, 식당 등)은 관광객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탄탄한 사전 조사와 무엇이든 잘 될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셀프 투어를 선택하게 되었다.

 

물론 비용만으로 셀프 투어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크게 작용한 것은 자율성이다. 우리 커플은 모르는 사람들과 섞여서 시간과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둘다 서로에게 집중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조용하며 매사에 진지하다. 그리고 느낌에 따라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가령 여행을 하다 풍경이 마음에 들면 그곳에 멈춰서 하루 종일 멍을 때린다거나 기분이 좋다며 술을 마신다거나 계획없이 행동하는 편이다. 여행 스타일이 이렇다 보니, 우리에겐 투어 업체가 주는 효율성과 편안함보다, 비자율성이 주는 불편함이 매우 크게 다가왔다. 

모알보알에서 투어 업체 없이 마음껏 거북이와 정어리때 보고 바다 앞 식당에서 멍때리기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다르므로, 우리 커플과 여행 스타일이 비슷하다면 셀프 투어를 고려해 보기 바란다. (참고로 어린 아이와 동행할 경우는 제외다. 버스 이동을 하면서 아이를 챙기는 것이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커플의 여행 스타일


  • 스카이스캐너에서 항공권 검색할 때 '어디든지' & '낮은 가격순으로' 버튼을 애용한다.
  • 패키지나 투어 상품을 이용하지 않는다. 투어 상품의 코스를 스스로 찾아 다닌다. (위험 지역 제외)
  • 단체로 활동하는 것보다 둘이서 조용하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선호한다.
  • 바다나 산 등 자연을 체험하는 여행을 선호한다. 도시 여행(발달한 도시나 쇼핑몰 같은?)은 안한다. 
  • 숙소의 가성비를 따지는 기준은 청결도 > 위치 > 조식 포함 여부이다. (이번 여행의 숙소 선정 기준은 이 글을 참고)
  • 바다에서 물놀이 하는 것에 진심이다. 초보 수준이지만 프리다이빙 자격증 소지자로, 호핑 업체없이 둘이서 다닌다.
  • 먹고 (술)마시는 것에 크게 돈을 아끼지 않는다.

 

 

 

2023년 7월 18일(화) 20:40 인천공항 출국


  • 왕복 2인 항공권: 375,761원 (1인 187,880원 정가 396,660 - 네이버페이 포인트, 네이버페이 머니, 적립금)

 

  • 비행기 티켓은 5월 중순에 티케팅했다. 원래 토요일 출발 - 다음주 일요일 도착으로 총 9일(현지에서 6박 7일)을 가려고 했으나, 날짜를 이리저리 조합해 본 결과 화요일 출발 - 월요일 도착이 가장 저렴해서 7일 일정(현지에서는 4박 5일)이 되었다.

 

  • 공항에서 말톡 유심 수령, 환전하고 출발했다. (16,000 페소(약 40만원), 달러 300불 준비. 페소도 남고 달러는 안씀) 안전제일주의면서 시간을 금같이 여기는 성격이라, 유심 구입과 환전은 한국에서 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도 결론적으로 봤을 때, 현지에서 하는 것과 비용 차이가 크지 않았고, 입국 심사 기다리며 유심 교체해서 그랩 택시 부르고 환전 되어 있는 돈으로 버스 타는 일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그래서 매우 잘 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_^  

 

  • 참고로 도착 즉시 택시와 대중 교통을 이용할 생각이었으므로, 환전할 때 500페소를 많이 달라고 했다. 혹시나 큰 단위 돈을 냈다가 거스름 돈을 못 받을까봐. 그런데 너무나 큰 오해였다. 거스름 돈 매우 잘 챙겨준다. 걱정 NO NO!

 

 

 

 

2023년 7월 19일(수) 01:25 세부 도착

세부 막탄국제공항 - 남부 터미널 택시 타고 이동 (02:23-02:53)


  • 우리 비행기가 그 시간 첫 도착 비행기였음에도 입국 심사 1시간 이상 걸렸다. 일행이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 에 가서 수영복을 입었다.(오슬롭 고래상어 투어를 가기 위해) 공항 밖 화장실에서 갈아입는 분들도 많던데 날씨가 습하고 바닥이 지저분해서 추천하지 않는다. 입국 심사 기다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줄 서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 입국 심사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와 그랩 택시를 불러 남부터미널까지 이동했다. 새벽 도착이라 그랩이 잡히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입국 심사하며 미리 준비해서인지 바로 잡혔다. 흥정을 잘 못하는 사람은 그랩을 추천한다. 사전 조사로남부 터미널까지 400~500페소면 적당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랩으로 455페소가 나왔다. 2시 23분쯤 택시 타고 2시 53분에 남부 터미널에 도착했으니 시간은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 택시 내린 후 그랩 앱으로 28페소 팁 줬다. 첫 미션을 무사히 끝낸 기념으로 ^_^)

 

  • 택시 탈 때 주의할 점: 택시 기사가 어디 가냐 묻더니 지금 남부 터미널 가면 버스가 없어 아침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자기랑 바로 오슬롭에 가면 얼마에 해준다고 말했는데,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수많은 검색으로 새벽에도 버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괜찮다. 아침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웃으며 거절했다. 택시 기사가 아침까지 기다리기 힘들거라고 걱정했지만 못알아 들은 척했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필리핀 사람들은 영어를 매우 잘하는데, 나는 듣기는 되지만 말하기가 잘 안되므로 더이상 표현할 방법이 없어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도 이 사람들은 안 넘어 오겠구나 느꼈는지 그 이후로는 한마디 대화없이 남부 터미널로 이동했다. 묵묵히 운전만 하는 젊은 택시 기사 ㅎㅎ. 새벽 출발 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고, 버스가 없더라도 터미널에서 첫 차를 기다리면 된다는 무한 긍정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흔들리지 않았다.

 

  • 투어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셀프 투어를 하는 사람들은 미리 충분히 조사하고 기준을 세워 가면 호갱 되는 일이 거의 없다. 호객이 들어왔을 때 내가 원하는 가격과 서비스를 명확히 말하고, 조건이 맞으면 수락하고 맞지 않으면 친절하게 거절하면 되기 때문이다. 99.9%의 필리핀 사람들은 친절하고 도움을 많이 준다. 호객행위도 심하게 하지 않으니, 웃으며 거절하면 아주 깨끗하게 상황이 종료된다. 우리 커플은 흥정을 잘 못할 뿐더러, 여행 과정 중에 기분이 상할 일은 피하는 편이라 업계 최저가로 해야지!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가끔 무례한 태도와 무리한 가격으로 흥정하는 관광객을 보면 낯이 뜨거워진다. 흥정을 할 거라면, 서로 기분 상하지 않는 적정 가격과 서비스의 기준을 세워 흥정하시길. 

 

 

 

세부 남부 터미널 - 오슬롭 버스 이동


  • 남부 터미널 입구는 굉장히 좁고 주위가 어둡기 때문에 과연 하는 것인가? 싶지만 열려 있는게 맞다. 입구로 들어가면 가드가 책상 위에 명부를 두고 앉아 있다. 장부에 이름 쓰라고 하는데 형식상 하는 것 같다. 바로 앞에 티켓팅 카운터가 보인다. (아래 사진 좌측)

 

  • 티켓팅 카운터에 가서 '오슬롭' 가는 티켓을 요청하면서 '웨일샤크 와칭'하러 간다고 말하면 표를 끊어준다. 여러 후기에는 에어컨버스는 문이 닫혀있고, 논에어컨버스는 문이 열려있어서 꼭 문이 닫혀있는 에어컨 버스로 타라고 되어있으나, 티켓 끊을 때 직원이 '에어컨 버스, 논에어컨 버스 중에 무엇을 탈거야'라고 물어 봤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버스를 타도 우연인지 매번 에어컨 버스만 탔다. 이번 여행에서 버스 운 매우 좋은 편) 티켓 카운터 옆에 지하철 개찰구같은 것이 있는데, 표에 있는 큐알(아래 사진 우측)을 기계에 인식시키고 입장한다.

 

  • 남부 터미널에서 오슬롭까지 버스비 1인 292페소(2023.7.19.). 이동 시간 약 3시간.

 

  • 개찰구 안으로 들어가 계속 직진하다 보면 과연 어디까지 가야하나 싶을 때 '바토, 오슬롭'이라고 크게 적힌 현수막이 보인다. (아래 사진 왼쪽). 현수막 밑에 앉아있는 직원에게 표를 주면 큐알인식 기계에 찍고 돌려준다. 그리고 왼쪽 문 앞의 가드가 버스를 안내해 준다. (사진에서 사람들이 앉아있는 쪽에 화장실이 있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지키는 사람이 있음에도 공짜로 사용하게 해 주었다.) 

 

  • 버스 앞 유리에 '바토, 비아 오슬롭'이라고 크게 붙어 있다. (아래 사진 오른쪽). 새벽 3시쯤에 탑승했는데, 우리가 세 번째 손님이었고, 한국 청년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현지인들만 탔다. (한국 청년 2명은 그 후로 계속 마주쳐서 여행 정보를 주고 받았다는 ^_^) 손님이 절반정도 차자 버스가 출발했고, 출발 시간은 3시 15분경이었다.

 

  • 여러 후기에는 버스를 많이 기다렸다고 하는데, 우리는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탑승한 후 약 15분 뒤 출발했다. 티켓팅 시간 2시 55분, 탑승 시간 3시, 출발 시간 3시 15분. 괜찮은 걸~

 

  • 자리에 앉아 있으면 버스 차장님이 와서 티켓을 보여달라고 한다. 티켓을 보여주면 본인이 들고 있는 긴 종이에 구멍을 뚫어 영수증을 준다(아래 사진 오른쪽). 영수증 상단에 구멍이 뚤려진 숫자가 해당 목적지까지의 가격에 해당한다. 터미널이 아닌 길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도 목적지를 말하면 영수증에 구멍을 뚫어 준다. 뚫린 구멍을 보면 가격을 알 수 있어서 말이 안통해도 돈을 지불하고 잔돈을 받을 수 있다. 매우 편안한 시스템. 더 좋은 점은 차장님이 우리의 목적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목적지가 되면 내려야 한다고 알려줘서 편안한 맘으로 푹 잘 수 있다는 점. ^_^ 

 

 

버스를 이용하면서 좋았던 점


  • 세부에서 오슬롭 가는 도로는 하나고, 차선도 하나다. 그래서 공항에서 보았던 픽업 밴을 오슬롭 가는 도로에서 많이 봤다. 그런데 도로 상황도 똑같고, 도착 시간도 같으니 왠지 돈을 아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맘이 들었다. 

 

  • 더 좋았던 점은 버스 안에 간식 거리를 파는 상인들이 타고 내리고, 그것을 사먹는 현지인들, 중간에 들르는 휴게소 등을 보면서 관광지에선 경험할 수 없는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점이다. 

 

 

요점만 적으려고 했는데 글이 길어졌다. 모쪼록 셀프로 오슬롭에 이동해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빠른 시일 내에 셀프로 진행한 고래상어 투어, 투말록 폭포, 모알보알 스노클링 이야기를 올려 보겠다. 참고로 내가 셀프 투어를 준비하면서 도움을 크게 받았던 분의 블로그와 유튜브를 링크한다. 매우 꼼꼼한 분이라, 이 분의 후기를 보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일지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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