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직 일기

D-235 : 휴직 후 하루 일상을 상상해보았다. (feat. 브롬톤 사고 싶다)

by 자백 2023. 5. 18.

 

07:00   간단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함께 식사를 한다.

            오빠가 출근 준비를 여유 있게 할 수 있도록 돕고 대화도 나눈다.

            오빠가 출근하는 길을 마중한다.

08:00   좋아하는 음악 또는 유튜브를 들으며 점심 준비, 설거지, 빨래, 집 청소를 한다. 

10:00   아파트 헬스장에서 30분 이상 운동하고 씻는다. 

12:00   집에 돌아와 외출 준비를 한다. 식사를 하고 뒷정리를 한 뒤 커피를 내려 텀블러에 담아 외출한다.

13:00   동네 공원을 한 바퀴 산책한 후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다. 

            책에 대한 서평을 작성해 티스토리에 올린다.

            1일 1 필사를 인스타에 올린다. 

            시청, 평생교육센터, 스포츠센터 등 공공 기관의 프로그램을 수시로 서치 한다.

            책방 창업 지원 프로그램, 책방을 하며 강사로 설 수 있는 것 등을 찾아본다.

            책방 영업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겸임 프로그램은 무엇일지 계획서를 구상해 본다. 

17:00   공원을 한 바퀴 산책한 후 마트에 들러 저녁 장을 본다. 

18:00   집에 도착해 저녁을 준비한다. 

19:00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함께 식사를 한다.

            오빠가 운동을 하러 가면 설거지를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사업 구상을 한다.

21:00   오빠에게 연락이 오면, 아파트 또는 공원을 산책하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오빠와 하루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임용고시 준비 시절 이야기가 나왔다. 고시생 시절에 하얀색 미니벨로를 타고 김해 도서관에 다녔다. 미니벨로는 어여쁜 공원 길을 따라 나를 도서관에 데려다주었고, 나는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며 교사라는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미니벨로는 나를 더 높은 곳으로 데려다준 고마운 존재다. 

 

휴직을 하면 비슷한 일상을 보낼 것 같다. 도서관에 가고, 하루 종일 책을 읽고, 꿈꾸는 내 모습에 다가가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 것이다. 그런 나에게 이제는 브롬톤을 선물해 보라고 오빠가 말했다. 그동안 수고했으니 자신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라는 것이다. 비싸서 사지 못했던 브롬톤이 나를 도서관으로 데려가고 그곳에서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해 달릴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 말했다. 

 

너무나 멀쩡하던 내가,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증에 빠져 앞으로 나가지도 뒤를 보지도 못했다. 멈추어도 괜찮은데, 멈추는 것이 회피이고 실패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오빠의 이야기를 듣고 약간의 힘이 생겼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질주하던 기차가 잠시 멈추고 목적지를 설정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하자, 휴직 기간이 나에게 다시없는 기회란 생각이 든다. 이 기회를 잘 잡아야겠다.  

 

+) 이김에 브롬톤 원드 챔피언쉽도 참여해 볼까? 신나는 상상을 해본다.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BWC)은 영국 미니벨로 자전거 브랜드 ‘브롬톤’ 라이더들을 위한 경주 대회이자 축제의 장으로, 일반적인 자전거 대회와 달리 셔츠, 넥타이, 재킷을 착용해야 참가할 수 있는 독특한 규정과 콘셉트로 운영된다.]

 

 

출처: 바이크엠
출처: 바이크엠
출처: 블롬톤 월드 챔피언십 코리아